소설가 윤고은의 4번째 책 '알로하'
윤고은 작가님과는 작년 학과 행사를 통하여 알게 되었다.
(물론 지금은 작가님이 기억하실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그 때의 인연을 기점으로 윤작가님의 책은 가급적 나오면 사서 읽으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첫작품인 1인용식탐은 빌려서 봤고 무증력 증후군과 알로하는 구매!
밤의 여행자들은 윤고은 작가님에게 선물받았다.
알로하가 나왔다는 사실을 좀 일찍 알았더라면 진즉 사서 봤을텐데 너무 늦게 알게 았다. 진즉에 봤어야했는데...
이번 소설집에는 소설집의 제목인 알로하, 윌리를 찾아라, P, Q 등 9개의 작품이 실려있다.
단편들로 구성된 소설집이니 각각의 작품에 대해 언급하려면 시간이 너무 오래걸리니 그건 패스
직접 사서 틈틈이 읽어보시길 추천합니다. 저 역시 출퇴근길에 틈틈히 봤거든요. 단편들 위주다 보니 짧은 시간에도 쉽게 몰입해서 읽을 수 있습니다.
윤고은 작가님의 특징이라면 역시 통통튀고 개성있는 문체를 사용하지만 현실적인 내용을 시니컬하게 다룬다는 점이다.
그녀의 작품에서 주인공들은 대부분 비극적인 결말을 맞는다. 비극적인 결말이 아니더라도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경우는 정말 손에 꼽을 정도이다.
현실에서 행복한 결말을 찾는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새삼스럽게 생각해보게 된다.
이번 책에서는 여전히 사소한(?) 소재에 통통튀고 개성있는 문체로 생명력을 불어넣고 그렇게 생명력을 갖게된 소재를 불구덩이같은 현실 속에 밀어넣는다. 그녀가 만든 세계는 시니컬하고 현실적이다. 주인공들은 여리고 세심한 경우가 많다. 남의 이야기에 호기심을 갖고 귀를 기울이고 정작 자신은 잊어버리는 경우가 많다. 소용돌이치는 현대사회에서 이렇게 여린사람들은 쉽게 상처받고 소용돌이의 흐름에 쉽게 빨려들어간다.
강연회 당시 난 작가님에게 주인공들의 결말에 대해 물어본 적이 있다. 왜 주인공들은 항상 비극적인 결말을 맞이하느냐고
당시 내 기억으로는 정확한(? 혹은 직설적인) 답변은 해주시지 않은 것으로 기억한다.
다만 앞으로는 조금 더 밝은 결론을 쓸 계획이 있음만을 말씀해주셨다.
지금 생각해보면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그녀가 바라보는 이 현실이 콩크리트처럼 온기가 없고 한겨울의 연병장처럼 차가운 바람이 날을 세우고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그녀의 작품 속 세계가 보여주듯이 그녀의 세계는 그렇게 호락호락한 곳이 아니니까
쓰다보니 이야기가 작가님의 작품관에 대한 이야기로 흘러가네...
알로하 역시 그녀의 작품세계의 연속선상에 있는 작품이니 이야기를 하다보면 작품관에 대해 이야기를 안할 수 없겠지만 계속하면 너무 길어질 것 같으므로 이쯤에세 그만하기로 하고 짤막하게 정리하자면
그녀는 더욱더 예리해진 눈으로 일상의 소재를 잡아냈고 그녀의 특징이자 장기인 통통튀는 문체로 이야기에 생명력을 불어넣었다. 그러나 그녀의 시선이 예리해진만큼 작품 속 세계는 이전보다 조금 더 얼어붙은 듯 하다. 한문장 한문장 재밌고 신기하게 읽어가지만 다읽고나면 내가 살고있는 이 세계와 너무나 닮아있는게 아닌가하고 조금은 씁쓸한 미소를 짓게되는 이야기들이다. 하지만 마지막 이야기를 통해 그녀가 바라보는 세계에도 아직은 따뜻한 남쪽나라가 존재함을 보여준 작품이라고 생각된다.